소나무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중의 하나가 소나무이다. 소나무의 종류로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주종을 이루고 있는 육송과 흔히 황장목 또는 춘양목 이라고 하는 소나무 중에서 최고의 나무라고 하는 금강송,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방풍림으로 심었다고 하는 해송, 줄기 하나에서 가지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소반같이 생긴 모습의 반송, 삼엽송의 잎을 가진 산림 복구를 위해 심은 외국종 리기다소나무 등이 우리나라 산천에 산재되어 있다. 소나무의 이름은 한자의 ‘松(송)’이란 나무 ‘木(목)’자에 높은 벼슬에 오른 사람에게 붙이는 ‘公(공)’자를 붙여 나무 중에 으뜸임을 의미하는 나무라고 한다. 소나무는 종류도 다양하지만 여러 직책과 이름을 가지고 있는 소나무도 많다. 법주사 입구에 있는 정 이품 소나무, 예천에 있는 세금 내는 소나무 석 송령(石 松靈), 청령포 단종 유배지에 있는 관음송, 운문사에 있는 처진 소나무, 지리산에 있는 천년송과 할배 소나무, 할매 소나무, 문경 농암소나무, 괴산 청천소나무 등의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소나무들도 있다.
우리의 옛 선비들은 모든 나무들이 푸르름을 잃고 나목(裸木)이 되는 겨울철에도 홀로 푸르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를 세한삼우에 필두로 하며 소나무의 독야청청한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여 시인묵객들의 작품 소재로 즐겨 다루어지기도 했다. 소나무는 십장생 중 하나로 오래 사는 불로장생의 상징물로 여기며, 십장생의 그림과 우리 생활 곳곳에서 많이 사용되었고, 현재도 혼례복에는 십장생의 상징물들을 문양으로 하여 수를 놓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고산 윤선도는 ‘더우면 꽃피고, 추우면 잎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 / 구천(九泉)의 뿌리 곧은 줄을 그로 하여 아노라. 라고 하여 소나무의 곧고 눈서리를 이겨내는 모습에서 선비의 지조를 지녔기에 벗으로 삼았고, 완당 김정희의 세한도에 덧붙은 제발(題跋)에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栢之後凋)는 '날씨가 차가워진 뒤에야 송백만이 홀로 시들지 않음을 안다'며 선비의 지조와 고고한 인품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가까이했다.
우리 산천 곳곳에 가장 흔한 소나무이지만 집안 정원으로 들어오면 나무 중에는 최고의 가치와 귀한 대접을 받고 자라는 것이 소나무이다. 소나무는 우리민족 정신을 상징하는 바람서리 불변하는 우리의 기상이라 했고, 두개의 침 같은 소나무 잎은 눈서리를 이기고 죽을 때 까지 함께하는 백년해로를 상징하는 의미가 있고, 집안에 사계절 푸르름과 솔향기를 내어주고, 오백년을 사는 장수를 상징하고, 대문간에 굽은 소나무는 대문으로 들어오는 손님을 환영하는 의미가 있고, 눈을 이기고 홀로 푸르른 강인함과 고고함을 상징하기 때문에 나무 중에 가장 귀히 여기는 나무가 되어 집 정원에 심어서 보고 즐기려 했다. 소나무는 집안 정원수로도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하지만 소나무 분재 또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소나무 분재는 분재를 키우는 전문적인 능력이 없는 사람은 소나무 분재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 소나무 분재를 키우기가 어렵기 때문인지, 상록의 푸르름을 곁에 두고자함에서 인지, 선비들의 고고함과 지조를 상징하기 때문인지 소나무 분재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몇 년 전 제자들로부터 범상치 않은 소나무 분재를 받은 일이 있었다. 마치 세한도에 그려진 노송 같은 이리저리 굽은 네그루가 적당한 솔가지에 약간의 솔잎이 있는 한자 반 높이의 분재를 회갑연 때 제자들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분재를 키우는 능력은 없었지만 소나무 분재가 귀한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분재 전문인에게 대략적인 분재지식을 습득하여 물도 때맞춰 주고 겨울 외에는 창문 밖에 전용 거치대를 설치하여 애지중지 하며 키워 왔으나 분재를 이동 중에 조심하지 않아 소나무 뿌리가 흔들려서 인지 3년 정도 살다가 죽고 말았다. 무식한 우리 집에 와서 대우도 받지 못하고 오래도록 살지도 못한 소나무 분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얼마간 가시지 않았다.
소나무는 우리 민족과 상당히 가까이에서 있었고 보호되고 있는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나무도 많고 보호를 받으면서 자라는 금강송, 황금송 등 가장 흔한 수종이면서도 대우를 받는 나무이다. 소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으로는 오랜 수령과 송진을 머금고 있어 단단하고 비틀림이 적기 때문에 중요 건축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인 부석사 무량수전과 봉정사 극락전도 소나무 기둥이고, 궁궐의 대부분도 소나무로 지어졌다. 그 외에도 중요 건물의 재목으로 또는 불상의 재질로 귀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보릿고개 초근목피의 구황 식품으로 송기를 먹었고, 약용과 식용으로 송홧가루, 솔잎, 솔방울, 솔 씨, 송진, 솔 꽃, 백봉령, 송라(松蘿) 송이버섯 등 의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소나무가지는 부정을 물리치고 잡귀를 쫓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출산 때나 장을 담을 때에 치는 금줄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쓰임과 혜택을 주는 소나무들이 제선충이라는 몹쓸 벌레로 인해 우리의 산하에서 고사당한 소나무를 베어내는 전동기 톱질 소리가 요란하고 등산길 가는 곳마다 소나무 무덤이 곳곳에 있으니 이렇게 발달된 문명으로도 해결 할 수 없다는 말가.
소나무는 한국인의 정신세계와 의식을 함께 해온 나라의 나무 국목(國木)이라 할 수 있다. 소나무의 이미지를 말살 시키려고 일본인들이 망국송 이라고 한때도 있었지만 우리의 소나무들은 무성하게 자랐었는데 지금은 우리의 산을 망치는 재선충으로 인하여 급속도로 망가지고 있는데도 이를 막을 수가 없다하니 안타깝고도 안타까운 일이도다. 2017.1
<운문사 처진 소나무 수령 4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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